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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범죄를 저지르지 않는데 왜 몇몇 사람들은 범죄를 저지르는 것일까요? 똑같은 유혹을 받고도 어째서 몇몇 사람들은 그 유혹에 굴복하고, 다른 사람들은 유혹을 이겨내고 좁은 문을 통과하는 것일까요?

 수백년 동안 이 의문은 너무도 간단하게 처리되었습니다. 대답이 너무도 자명해 보였기 때문입니다. 범죄자는 태어날 때부터 범죄자로 태어난다는 것입니다. 사회적인 규범에 어긋난 본능을 통제할 수 없어 혹은 사악한 존재에 사로잡혀 있거나 그 자신이 바로 악마라는, 두가지 경우중 하나라고 보았습니다.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들과 의사들은 인간의 여러 감정들이 왜 발생하며, 또 인체의 어느 부분에서 비롯되는지 의문을 품고 깊이 파고들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이론은 2000년 이상 묻혀있다가, 마침내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그의 동료들에 의해 부활했습니다. 기원전 6세기에 이미 알크마이온은 인체를 최초로 해부하여 이성이 존재하는 자리는 뇌라고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리고 철학자 엠페도클레스는 사랑과 증오가 인간 행동의 여러 변화를 이끌어내는 본질적인 요인이라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기원전 400년에는 그리스의 유명한 의사 히포크라테스가 정신병의 여러 유형들을 정리하였고, 이는 오늘날에도 유효한 분류 체계로 인정받고 있습니다. 그는 또 정신건강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라도 법적인 권리를 누릴 수 있어야 한다고 강하게 주장했습니다. 당시 아테네의 법률은 민사 소송일 경우에는 정신적으로 건강하지 못한 사람이라도 권리를 인정했지만, 중대한 범죄를 저질렀을 겨우에는 권리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히포크라테스의 영향으로 이법률이 바뀌엇습니다. 즉 재판을 받는 어떤사람이 망상증에 시달린다면 법정은 그 사람을 대변할 후견인을 임명하도록 하는 것입니다. 로마의 유명한 의사 갈레노스(130~201)는 인간의 '영혼'은 뇌에 있으며 2개로 나뉘어져 있는데, 하나는 오감을 관장하는 외면적인 영혼이고 다른 하나는 상상력, 판단력, 지각, 운동을 관장하는 내면적인 영혼이라는 이론을 제기 했습니다. 그러나 그 뒤 1500년 동안 갈레노스의 이론은 철저하게 무시당했고, 의학 전문가들은 정신적인 문제를 마녀나 악마에 사로잡히기 때문에 발생한다는 원시적인 논리로만 설명했습니다.

 

관상학의 대두 

어떤 사람을 그의 이마, 눈, 입, 치아, 코, 머리카락과 같은 외모로 판단할 수 있다는 생각이 16세기에 나타났습니다. 이 분야의 학문을 프랑스의 바르텔레미 코클레가 '관상학physiognomy'라고 명명하고, 자신의 책 <관상학자, 15533>에 자신의 견해를 밝히는 목판화로 된 수많은 도해를 제시했습니다. 17세기부터 계몽주의 철학자들이 점차 의학 분야에 영향을 끼치기 시작했는데, '심리학'이라는 용어가 처음 나타난 것도 바로 이 시기였습니다. 그러나 비록 뇌가 행동뿐만 아니라 질병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드러났음에도 불고하고, 외면적인 신체적 특징이 여전히 진단할 때의 중심적 기준으로 자리잡고 있엇습니다. 그런데 이 2가지 측면의 접근을 통합하고 아울러 대중적인 상상력까지 사로잡은 이론이 있었는데, 그것이 바로 '골상학 phrenology' 이었습니다.

 프란츠 요제프 갈(1758~1828)은 18세기 말 빈의 유명한 의사였습니다. 그는 사람의 뇌는 33개의 '기관'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각 기관이 어디에 있으며 얼마나 발달했는지는 두개골을 만져보고 튀어나온 부분들을 확인함으로써 알 수 있다는 이론을 제기 했습니다. 그는 이 33개의 기관을 3가지 유형으로 분류했습니다. 3자기 유형은 각각 인간의 기본적인 특성을 통제하는 기관, 자비심과 유쾌함 등의 '감정'을 다스리는 기관, 그리고 마지막으로는 크기를 측정하거나 인과 관계를 따지는 등 순수하게 지성적인 측면을 다루는 기관이엇습니다. 갈이 확인했다고 주장하는 기관중에는 살인, 절도, 교활함을 관장하는 기관도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사람들의 관심을 끈 인간의 '생식 욕망' 기관도 있었습니다. 갈과 그의 제자인 J.K.슈푸르츠하임(1776~1832)는 다른 의사들과의 견해 차이에서 비롯된 갈등으로 오스트리아에서 추방되었습니다. 그러나 이들의 이론은 프랑스와 영국 그리고 미국에서 폭발적인 관심을 받았습니다. 슈푸르츠 하임은 에든버러에서 공개적으로 인간의 뇌를 해부하면서 다양한 기관들의 위치를 지적했습니다. 미국에서는 소위 '골상학 의사'들이 시골을 돌며 육체적인 병과 정신적인 병을 모두 고칠 수 있다는 말로 사람들을 현혹시켰습니다. 골상학은 19세기 내내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지만 인간의 범죄적 특성을 밝히는 데는 거의 기여하지 못했습니다. 현대의 신경학자들이 여러 감정과 행동을 통제하는 뇌의 영역들을 밝혀내긴 했지만 이것을 골상학의 연장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범죄학에서 중요한 최초의 발전은 특이하게도 다시 관상학에 관심이 쏠리면서 나타났습니다.

 

두번째 이야기는 조금 생소하 실 수 도 있지만 고대에서 부터 근대 이전에 이르기까지 범죄자의 특성을 찾는 사람들의 이야기와 성과에 대해서 이야기 해봤습니다. 현재에 사용되고 있지는 않지만, 이러한 가설과 검증의 노력들이 없었다면 아마 아직도 개개인의 주관적인 선입견에 의해 범죄의 특성이 정해지고 있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가장 무서운 것이 생각하지 않는 것이니까요. '범죄'라는 주제에 대해서 각기 다른 영역의 전문가들의 연구와 사례들이 모여 정보가 되고 그것이 검증되는 단계를 거쳐 더욱 단단해졌습니다. 나아가 심리학의 이론의 토대위에서 이루어진 결과들이 '범죄심리학'이라는 학문으로의 발전도 이끌어 냈습니다. 지금의 관점에서는 다소 황당한 주장일 수 도 있을 이야기들의 발전과정을 따라가보면서 지금에 발전된 이론을 알아보는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세번째 이야기에서는 이탈리아의 법의학자 '체자레 롬브로조'의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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